광화문의 아침 일과 인생

언제나 그렇듯이 나는 광화문 사거리에서 신호등을 기다리면서 아침을 느낀다.사람들은 모두 어디론가 가기위해서 신호등을 쳐다보고 나는 내편에 서 있는 사람들의 뒷모습과 반대편에 서있는 사람들의 앞모습을 보면서 이런 저런 생각을 한다.나와 비슷한 직장인 부류가 있기도하고 좀 더 자유로운듯 보이는 직업을 가진 사람들이나 학생들이 눈에 들어오기도 한다.나와 다른 피부를 가진 외국인들도 보이고.
그리고 가끔은 길위를 떠돌며 사는 노숙자같은 사람들도 보인다. 그들은 검은 색 계통의 정장을 입은 직장인 부류들보다 전체적으로 더 어두워서 눈에 뛴다. 까만색으로 덧칠을 한 그림을 그린듯이 전체적으로 때가껴있다.머리를 들면 대형 광고판에서는 그날 그날 아침 뉴스들이 짥막하게 나오고 있고 누구도 거기에 관심을 두는 사람은 없는듯이 무심하게 뉴스는 흘러간다.
신호등을 기다리며 거리의 한복판에서 나는 과거와 현재 그리고 미래를 상상해본다.나도 한때는 학생으로 이 거리에 서본적이 있고 그리고 또 학생도 직장인도 아닌 백수로 이거리에 서본적도 있다.그때나 지금이나 문득 도시의 단조로움과 때묻은 공기를 느낄때면 내 어깨위로 공허한 바람이 살짝 지나감을 느낀다.나는 무엇이고 왜 이 거리를 바쁘게 지나가는지.
같은 하늘아래 같은 공간을 스쳐 지나가면서도 서로 아무것도 공유 할 수 없는 다른 삶을 가진 사람들이 스치고 움직이고 있는 일상이 아무 이유없이 나를 무력하게 만드는 순간이다.
신호등을 건너면 동아일보사앞의 신문 게시판을 지나친다. 그 앞에는 그 시간에는 여유를 부리고 절대 신문을 보는 나같은 부류는 없다. 대부분 계절에 관계없이 두터운 옷을 입은 노숙자와 같은 사람들이 뭔가 한짐씩 들고서 신문을 쳐다보고 있다.
세상과 소통하는 것을 멈추지 않은듯 그들은 신문을 본다. 나는 고개를 옆으로 돌려서 헤드라인만 죽 보면서 걸어간다.
그리고 신문 게시판을 지나치고 나면 나는 짦은 아침 거리에서의 명상을 마치고 현실로 들어선다. 나를 기다리는 직장에서 나는 상사로 부하로 그리고 동료로 정해진 역할 수행자가 된다.
나의 아침은 일년 중 몇몇 날들을 제외하고는 조급함도 설레임도 없는 영화속 거리의 그냥 걸어가는 주변 행인처럼 덤덤함을 갖추었다.